ABO냐 CBO냐, 마케터마다 말이 다르다
페이스북 광고를 처음 세팅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이다. 둘 다 써본 사람들도 상황마다 말이 달라서, 결국 본인이 직접 판단 기준을 세워야 한다.
정답이 없는 게 아니다.
내 광고계정의 상태에 맞는 답이 다른 것이다.
페이스북 광고에서 캠페인 예산을 설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. ABO와 CBO. 차이는 '예산을 어느 레벨에서 통제하느냐'다.
ABO — 광고세트 단위로 직접 통제한다

ABO (Adset Budget Optimization)는 광고세트 각각에 독립적으로 예산을 설정하는 방식이다.
특정 광고세트의 효율이 좋으면 그 세트의 예산만 올릴 수 있다. 다른 세트에 영향을 주지 않고, 원하는 대로 예산을 배분할 수 있다.
ABO를 사용해야 할 때
1) 새로운 광고계정일 때 (픽셀, 전환 데이터가 없을 때)
2) 제품의 USP 메시지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을 때
캠페인 초기에 CBO를 쓰면 예산 대부분이 1~2개 세트에 쏠린다. 소재 간 효율을 비교하기 어려워진다. 아무리 공들인 소재도 초기에 반응이 없으면 알고리즘이 가차없이 예산을 끊어버린다.
ABO에서는 사용자가 통제권을 갖는다. 각 세트에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소구 메시지별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.
CBO — 알고리즘에게 배분을 위임한다

CBO (Campaign Budget Optimization)는 캠페인 단위에 예산을 설정하고,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광고세트에 자동 배분하는 방식이다.
효율이 좋은 세트에 더 많이, 효율이 낮은 세트에 적게 또는 아예 집행을 멈춘다. 목표는 하나다. 캠페인 수준에서 가장 낮은 전환당 비용을 찾아내는 것.
CBO를 사용해야 할 때
1) 어느 정도 최적화된 광고계정이 있을 때
2) 반응 좋은 소재와 잠재고객을 이미 확보했을 때
3) 광고 예산이 충분히 확보됐을 때
머신러닝 알고리즘이 광고를 최적화하려면 주당 최소 50회 이상의 전환 이벤트가 필요하다. 전환당 비용이 5,000원이라고 가정하면, 세트당 주 예산 250,000원(또는 일 36,000원)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.
이 기준보다 예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CBO를 쓰면, 알고리즘이 제대로 학습하지 못하고 방황한다.
설정 방법
캠페인 생성 시 '캠페인 예산 최적화' 버튼 하나로 결정된다.
- '해제됨' = ABO 캠페인
- '설정됨' = CBO 캠페인
버튼 하나 차이지만, 예산이 흘러가는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.
실전 운용 전략: ABO에서 CBO로
ABO와 CBO는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, 단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.
1단계: ABO로 여러 소재를 테스트하며 효율 좋은 것을 선별한다.
2단계: 선별된 소재로 이미지, 구도, 카피를 베리에이션해 추가 소재를 제작한다.
3단계: 검증된 소재들을 CBO 캠페인으로 모아 끊임없이 경쟁시키면서 Winner 콘텐츠를 찾는다.
돌아보며
ABO는 내가 직접 핸들을 잡는 방식이고, CBO는 알고리즘에게 핸들을 맡기는 방식이다.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.
초기에 검증 없이 CBO를 쓰면, 아직 확인되지 않은 소재들 사이에서 알고리즘이 편향된 선택을 한다. 충분한 데이터가 쌓인 계정에서 ABO를 계속 쓰면, 알고리즘이 발견할 수 있는 효율을 직접 막는 셈이다.
계정 상태를 보고 판단하는 것, 그게 전부다.
구조를 이해하면, 내 계정이 지금 어느 단계인지 보인다. 그게 판단의 출발점이다.